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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아티스트 안세영! 아시안 게임을 제패하다.

최종 수정일: 2023년 10월 8일


뭐 술집에서 이렇게 모여 축구를 보는 것도 재밌긴 하겠지만, 집중해서 스포츠를 감상하고, 미학적 관점에서 움직임의 예술을 만긱하기 위해선, 집에 자빠져 볼륨을 낯추고, 아나운서의 입을 닥치게 하고 TV를 보는 게 정답니다.


올해, 언젠가부터 SPOTV에 눈 깜박깜박하며 플레이하는 한 인상적인 선수를 보고 팬이 되었는데, 그게 안세영이다. 170cm의 긴 기럭지로 코트 커버리지가 좋고(코트 가운데 서서 한 발에 전후좌우 대각을 다 커버함), 동체 시력 및 반사신경이 좋아 수비가 아주 예술이며, 넷트를 살짝 넘기는 헤어핀 기술을 정말 기가 막히게 놓는다. 어제 결승전에서도 수차례 등장했지만, 발이 닿지 않는 곳에 떨어지는 콕은 자빠지면서? 슬라이딩 하면서 걷어 올리고 어느새 오뚝이처럼 일어나 반대 코트에 떨어지는 셔틀콕을 다시 걷어 올린다. 정말이지 상대 질리게 하는 스타일. 폭발적인 스매싱으로 무장한 타격가는 아니지만, 상대 선수를 전후좌우 구석구석으로 끌고 다니며 배드민턴이 보여줄 수 있는 공간 활용 미학의 극치를 보여주는 게 안세영 플레이의 매력이다.


어제는 KBS에서 아나운서가 설레발 칠때부터 약간 불안하긴 했는데(이 인간이 배드민턴을 첨 봤는지, 안세영 플레이에 지나치게 감탄만 하고, 너무 낙천적이고, 낙관적으로 봐서 무슨 팬클럽 전용 중계인줄) 웬걸 1세트 경기 중 무릎 부상이 왔다. 무릎이 아프니 스텝이 완전치 않았다. 그러나 세트를 넘겨준 2세트에도 사실 생각해 보면 공간 활용을 너무 잘하다 보니, 계속 전후좌우로 상대를 끌고 다녔다. 결과는 2대 1로 멋지게 승리.


종합해 보면, 상대를 계속 수그리게 만들고, 구폈다 폈다를 수없이 반복하게 만들어 반 즈음 죽여버린, 경기 후반, 천위페이는 천천히 떨어지는 셔틀 콕을 너무 지친 나머지 그냥 서서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안세영의 입장에선 너무 멋진 경기였지만, 천위페위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잔인했던 경기. 내가 감상한 이번 아시안 게임의 가장 멋진 경기였다.





다음 일정이 전국체전이라던데, 설마 금메달 하나 때문에 부상 선수를 전국체전 뛰게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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