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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vs 민간: 미국 내 프로야구장 건설을 위한 협상의 정치경제

최종 수정일: 2021년 12월 26일



허구연 위원은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야구장의 운영권과 광고권을 대체로 지방자치단체에서 갖고 있다 보니 관중수가 늘더라도 구단이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야구장 등 체육시설에 공공재 개념을 도입해 구단에게 장기임대를 해주고, 운동장 명칭권·운영권·광고권 으을 줘야 한다.미국 뉴욕의 양키스 스타디움은 1조7000억짜리 구장인데, 구단이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하니 뉴욕시가 붙잡아 땅을 줬다. 1년 사용료도 10달러 밖에 안 된다. 이유는 뉴욕시가 야구장을 공공재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무책임한 얘기는 지자체를 압박하고 대중여론을 미혹하는 전략일 뿐이다. 실상은 이렇다.

뉴욕 양키스타디움의 경우 2009년 개장 당시 13억(1조 4,300억 원) 달러에 달하는 건설비용 100%를 YES(Yankees Entertainment and Sports)라는 양키스의 모기업이 부담하였다. 양키스 구단은 사적자금으로 경기장을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유권을 뉴욕시에 양도하였다. 그 결과 연간 10달러의 사용료와 4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구단이 엄청난 돈을 들여 경기장을 짓고, 시에 기부했다는 것. 구단의 지역사회에 대한 의무, 경기장에 대한 책임 그리고 지자체와의 협상이 장기 계약과 값싼 임대료 그리고 경기장 운영권 및 광고권 등 각종 권리 보장의 핵심이다. 그러니까 허구연의 말처럼 야구가 공공재라 시가 야구장을 공짜로 지어줬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다음은 이와 관련한 내 논문의 내용이다.


프로야구장 건설을 위한 협상의 정치경제


미국은 프로스포츠 경기장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온 대표적인 나라이다. 그러나 초창기 프로스포츠를 위한 경기장들은 거의 전적으로 구단주 또는 구단 경영자(팀)에 의해 건설되었다. 가령 1950년대 말까지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지자체 소유의 공공시설을 임대해 경기를 치르는 구단은 Cleveland 단 한 팀에 불과했다(Coates & Humphreys, 2000). 주 정부나 도시는 “사적 기업의 비즈니스에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경기장 건설에 공적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Quirk & Fort, 1997). 이 같은 이유로 최근까지도 미국 프로스포츠의 경기장 건설에 있어 쟁점이 되는 질문은 “프로스포츠란 사적 비즈니스의 경기장 건설을 위해 공적 보조금(public subsidies)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가?”이다(eg., Bennett, 2012; Delaney & Eckstein, 2003; DeMause & Cagan, 2008; Trumpbour, 2007).


미국에서 프로야구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된 것은 1957년 자이언츠가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1958년 다저스가 브루클린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연고지를 옮기는 등, 구단의 연고지 이전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도시들이 구단을 잔류 시키거나 유치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경기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Sullivan, 2000). 당시만 해도 프로스포츠 프랜차이즈의 소유는 세계적 도시의 지위를 갖는 상징처럼 여겨졌다(Bennett, 2012). 이 같은 이유로 1990년까지 야구뿐 아니라, NFL, NHL, NBA에 미국 프로스포츠에 속한 팀들의 절반 이상이 더 좋은 조건을 부여하는 도시의 새로운 구장을 찾아 연고지를 이전하였다(Dhring, Depken, & Ward, 2007). 이처럼 프로스포츠 경기장 건설에 대한 공적자금의 투입은 연고지의 이동과 구단을 유치하려는 도시 간의 ‘프랜차이즈의 경쟁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196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의 시기는 공적 보조금을 투입하는 규모가 커졌고, 거의 전적으로 공적 보조금에 의해 프로스포츠를 위한 경기장을 짓고 경기장을 지방정부가 소유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시기의 프로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은 국가 경제정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중심의 경제번영 정책이었던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의 일환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공적 보조금이 프로스포츠 경기장 건설에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1991년에 조사된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프로스포츠에서 사용되는 총 84개의 경기장(Stadium & Arena) 가운데 65개(77%)가 지방정부(공공) 소유였다(Quirk & Fort 1997). 그러나 80년대 중반을 거치며 정부의 재정상태가 나빠지고, 시장에 대한 신자유주의 기조가 상승하면서 프로스포츠 경기장에 공적 보조금을 지원하는 경향에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전까지 모든 재원을 공적자금으로 조달하던 방식은 점차 감소하였고, 소위 민관협력 모델(public-private partnershipsㆍPPP)이 증가하였다. PPP 모델의 핵심은 과거 공공부문에 의해 전적으로 공급되던 프로스포츠 경기장 시설의 건설을 경기장을 직접 사용하는 구단이 수혜자부담원칙에 따라 일부 감당하는 것이다. 이는 천문학적으로 높아지는 경기장 건설비용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진 결과이기도 하다(박성배, 2016). 1995년에서 2009년까지 경기장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을 추적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94%의 MLB구장이, 95%의 NFL구장이 여전히 공적 지원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민관협력 모델로 건설이 되는 추세이다(Komisarchik & Fenn, 2010).


프로스포츠 경기장 건설에 공적자금의 투입 옹호론자들은 대부분 경제적 효과를 그 이유로 들어왔다. 프로스포츠 경기장의 건설이 구도심의 재개발, 직업 창출, 소비 진작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 관광명소로서의 활용, 기회비용, 낙수효과, 세수증대 등 도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것이다(eg. Coates & Humphreys, 2003; Crompton, 2004; DeMause & Cagan, 2008; Lowes, 2002; Quirk & Fort, 1997). 경제적 효과는 프로스포츠 경기장 건설과 지역연고팀(프랜차이즈) 유치를 위해 시민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었던 셈이다. 또한 옹호론자들은 프로스포츠 프랜차이즈 소유가 세계적 도시의 지위를 갖는 상징이자, 지역사회의 홍보 효과, 이미지 제고, 그리고 심리적 자부심 상승 등,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갖는다고 주장했다(Baade & Dye, 1990; Crompton, 2004; Rosentraub & Swindell, 1991; Turner & Marichal, 2000).


반면 정치적 영향력이 배제된 독립적 조사들은 프로스포츠 경기장의 건설의 경제적 효과를 반박함으로써 공적자금의 투입을 반대하기도 한다. 경기장 건설에는 많은 공적 자금이 투입되지만 대부분 경제적 측면의 긍정성을 실증적으로 입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Baade & Dye, 1988; Baade & Dye, 1990; Friedman & Andrews, 2011; Keating, 1998; Noll & Zimbalist, 1997; Rosentraub, 1999). 즉, 경기장 건설은 단기간의 건설 경기의 효과를 불러올 뿐, 지원되는 세금에 비해 가시적인 경제효과는 찾기 힘들다고 주장한다(Coates & Humphreys, 2008, Friedman & Andrews, 2011; Riess, 1999).


다음 <표 1>은 미국 프로야구 경기장들의 공적지원금 현황이다. 이 표에 따르면 시카고처럼 100% 공적 자금으로 지어지는 경기장들도 있지만 뉴욕양키스나 LA에인절스처럼 경기장은 전적으로 구단이 건설하고 지자체는 경기장 주변의 도로나 주차장 등 인프라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처럼 프로스포츠경기장이 건설되는 방식은 정형화되어있지 않으며 사례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그렇다면 프로야구를 위한 경기장은 어떤 재원으로 건설해야 하는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Szymanski와 Zimbalist(2005)은 “프랜차이즈 유치의 경쟁성”을 경기장 건설의 핵심으로 설명한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미국에서 프로야구장에 공적자금의 보조가 시작된 건 구단들의 연고지 이동이 그 계기가 되었다(Sullivan, 2000: 178). 협회와 구단들은 프로스포츠 프랜차이즈를 유치하려는 도시는 많고 팀은 한정되도록(연고권에 대한 수요가 항상 초과상태가 되도록) 조절해 왔다. 급격한 인구 변화와 야구에 대한 인기로 새로운 지역에서 프로야구의 수요가 발생했음에도 연고권 재배치 과정을 장악하고, 리그 확장을 억제했다. 이런 가운데 프렌차이즈 유치의 경쟁성이 높아지자 도시들이 구단을 잔류시키거나 유치하기 위해 경기장에 공적 보조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Siegfried & Zimbalist, 2000). 요컨대 미국에서 도시의 구단에 대한 공적 자금의 보조는 프로스포츠 프랜차이즈를 유치하려는 도시와 구단 간의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 “협상의 결과물”이다.


6-15. 한국 프로야구의 야구장 짓기 미디어 속 공공재 담론의 변주와 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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