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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혁신위 권고안은 어떻게 되나

최종 수정일: 2022년 3월 9일



대선의 아침이 밝았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체육계의 쟁점은 단연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이다. 지난 2019년 스포츠혁신위원회의 2차 권고안으로부터 촉발된 학교엘리트스포츠 정상화 방안을 둘러싼 갈등이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재검토 내지 철폐될 전망이다.


한국 스포츠의 개혁진보, 좀 더 엄밀하게 학교체육 개혁진영이 내놓은 2차 권고안은 주중 대회 참가 금지 및 주말대회 전환, 혹서기, 혹한기 대회 개최 및 훈련 최소화, 합숙소 폐지 등, 학교 스포츠 정상화를 다뤘다.


오늘날의 학교엘리트스포츠의 산적한 병폐가 1972년에 체육특기자제도로부터 기원했고, 국가가 국위선양을 위해 학교스포츠를 강제로 동원했던 국가주의 스포츠’ 정책의 산물이라고 간단히 환원해 버리는, 그래서 과거 적폐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혁신안을 통해 일거에 뒤집겠다는 신념. 이 강한 신념윤리의 도취가 ‘현장의 반발과 혼란에 대한 숙고, 어떻게 체계적, 단계적으로 정책으로 실현할 것인가’와 같은 책임윤리를 망각케 했을 것이다. 현장을 모르는 이상 또는 이론에 불과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전혀 다른 차원의 현상에 대한 숙고와 탐색 그리고 현장 연구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신념만 있었다고나 할까.


그 가운데 하나가 행위자에 관한 것이다. 학교엘리트스포츠의 병폐를 국가주의 스포츠 탓으로 간단히 환원해 버리는 사고는 “누가 스포츠 개혁에 반발해 왔고, 그 논리는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기존의 체계가 유지되는가”라는 질문을 폐기하고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행위자의 존재를 부정한다. 내가 탁민혁 교수랑 썼던 72년 체육특기자제도에 관한 논문도 그런 관점에서 정책이 실현되지 못하는 구조, 그리고 그 구조 속 현장 행위자를 부각했고, 그에 대한 교훈이 오늘날의 현장에도 기여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개혁진보의 사상적 토대인 72년 체육특기자제도를 부정한 이 논문에 관한 한 국회의원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우리가 구태여 이 얘기를 들출 필요가 있을까”.


혁신위 권고안이 정책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말, ‘대회 및 훈련 참가를 위한 출석인정결석 허용일수’의 단계적 폐지안이 발표된 후 있었던 일들, ‘스포츠혁신안 백지화 운동선수 학부모연대’의 결성, “저는 운동선수 학부모입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스포츠혁신안 백지화를 공약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입니다”란 릴레이 피켓 시위, 전국체육인사랑 네트워크, 서울 체육인 5000여 명 등, 혁신위 권고안 재검토를 공약한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사방에서 터져 나온 선언들 그리고 이에 부응한 대권 주자들의 스포츠 혁신안의 재검토 또는 철폐 공약까지. 이번 대선에서 내가 바라보는 초점은 다시 반복되는 학교체육 개혁진보와 엘리트육성 진영 간 파워게임이다. 엘리트스포츠 현장의 행위자들이 과거처럼 국위선양 코드를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학생선수에게 공부란 무엇인가와 같은 교육의 토대에 대한 재정의 등, 새로운 전략의 부각이 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혁신위의 2차 권고안이 당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선수에게 혼란을 주는 건 명백하겠지만, 그렇다고 혁신위 권고안이 모두 다 철폐해야 할 만큼 그렇게 적폐스런 것이었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중 정치의 맹점은 세상을 단순화시키고, 개인은 분극화된 양극단의 어느 쪽의 열성분자가 되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혁신위 권고안도 정치 쟁점화 되면서 이렇게 극단적 위치로 내 몰렸다. 양 진영 모두 불모의 흥분상태에서 벗어나야, 정책 디테일을 얘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자 밟고 선 그 강한 신념윤리부터 깨부숴 버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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