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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세영 "대표팀에 실망" 기자회견 후폭풍

최종 수정일: 8월 16일

어제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 때문에 난리가 났다. 주요 코멘트를 뒤죽박죽 약간 각색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대표팀의 안일한 대처에 실망했습니다.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이랑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에 오진이 났을 때 참고 경기를 했는데, 작년 말 재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더군요.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협회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고,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대표팀을 떠난다고 해서 올림픽에 못 나가는 것은 선수에게 너무 야박하지 않은가요?"

스포츠 채널 검색사 1급 자격증 소지자인 나는 예전부터 동남아시아 경기와 투어 대회에서 인상적인 세레머니로 인기를 끌던 안세영을 눈여겨 봐 왔다. 배드민턴은 테니스의 ATP나 WTA와 같은 투어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안세영을 비롯한 천위페이, 야마구치 같은 선수들은 투어 대회 성적에 따라 상금을 받고, 스폰서십이나 광고로 수입을 올린다. 그들은 개인 전담 스태프를 두고 효율적으로 밥벌이를 한다. 안세영이 말한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 전담 트레이너를 의미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안세영은 슬개건염 증세를 앓고 있었는데, 대표팀 트레이너의 테이핑 처치 후 급격히 악화되었고, 심각한 부상임에도 대표팀에서 주선한 첫 번째 검사에서 2주 진단을 받아 무척 고생했다고 한다.


투어 대회 선수들에게 올림픽 같은 국가 대항전은 명예와 자부심을 위한 것이지, 먹고살기 위한 전장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 대표팀 시스템은 국제대회, 특히 올림픽 일정을 앞두고 장기 합숙 및 훈련을 받는다. 집단 운동부 시스템이지 투어 대회에 참가하는 프로 선수 개인에 효율적인 시스템은 아니다. 게다가 협회도 이런 선수를 대표팀에 소집했을 때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어 보인다. 특별 대우를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선수의 개인 커리어에 지장이 없도록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부상에 대해 일방적인 통보를 하는 게 아니라 기존 코칭 스태프와 협력하고 유연한 일정관리, 부상관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원래 프로선수 개인이 하던 체계에서 국가시스템이 협력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데 협업은 커녕 앞 길을 막는다 생각되니 대표팀이랑 같이 못하겠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안세영은 대표팀 시스템을 떠나 개인적으로 활동하면서 향후 국가 대항전에 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올림픽 금메달 직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타이밍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혹시나 협회가 저지를지 모를 뻘짓에 대한 국민감시 기능을 작동 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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