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비판
이 책은 독자의 상황에 따라서 급진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그것은 표현의 급진성이지 인식론적 급진성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저자가 새로운 여성주의 시각을 발전시키기보다는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틀에 여성 문제를 부가해 적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는 여성주의자가 여성 억압의 계급 모순이나 민족 모순을 간과하는 것은 전체성의 누락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억압의 전체성을 파악함으로써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기존의 남성 중심적 사유를 비판하고 재구성하기보다는 오히려 반복하고 있다. 내가 알기론 계급 모순이나 민족 모순 없이 여성 억압이 작동된다고 주장하는 여성주의 이론은 없다. 물론 그 역도 마찬가지다. 젠더 모순의 작동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계급이나 민족 모순도 작동하지 않는다. 젠더, 계급, 민족 문제를 대립시키거나 부가하거나 택일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남성 중심적 세계관의 전형이다.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 정희진 저
이 글에서 정희진은 마르크스주의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며, 특히 그것이 여성 억압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래디컬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설명하자면:
1. 급진성과 한계
• 표현의 급진성 vs. 인식론적 급진성:
정희진은 저자의 논의가 표현 방식에서는 급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남성 중심적 사유 틀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여성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기존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즉, 단순히 여성 문제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접근했을 뿐, 여성 억압의 독자적 구조를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2. 여성 억압의 전체성 논의
• 저자는 여성 억압을 계급 모순이나 민족 모순의 맥락에서 이해하지 않는 것은 전체성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희진은 이것이 단순히 기존 남성 중심적 사고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 래디컬 페미니즘의 관점에서는 여성 억압이 젠더 모순을 중심으로 작동하며, 계급 모순이나 민족 모순이 이에 종속되거나 상호 교차적으로 작동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젠더, 계급, 민족 문제를 독립적이거나 상충하는 문제로 분리하는 사고는 기존 남성 중심적 사고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3. 마르크스주의적 틀에 대한 비판
• 정희진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이 여전히 남성 중심적 사유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마르크스주의는 계급 투쟁을 중심으로 모든 억압의 기원을 설명하려고 하지만, 이는 여성 억압을 독자적인 분석 대상으로 보지 않고 계급 모순의 하위 문제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 래디컬 페미니즘에서는 이러한 접근을 거부하고, 여성 억압을 독립적이고 보편적인 억압의 구조로 간주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마르크스주의적 틀을 재구성하거나 벗어나는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안하려는 것이 래디컬 페미니즘의 특징입니다.
4. 젠더, 계급, 민족 문제의 교차성 강조
• 정희진은 젠더 모순, 계급 모순, 민족 모순이 서로 대립하거나 선택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상호 교차적으로 작동한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이를 대립적 관계로 설정하거나 단순히 계급 모순에 부가하는 방식은 남성 중심적 사고의 전형이라고 지적합니다.
• 래디컬 페미니즘은 젠더 모순이 다른 모든 모순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교차성 속에서 억압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합니다.
요약
정희진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이 여성 억압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틀을 비판하고 재구성하기보다는, 기존의 남성 중심적 사고를 반복하거나 여성 문제를 부가적으로 다루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래디컬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젠더 중심의 억압 구조 분석과 대비되며, 젠더, 계급, 민족 문제를 교차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한계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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