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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통해 알 수 있는 성판별 분석의 한계


국제아마추어육상경기연맹, IAAF가 지난 2018년 4월에 "태어날 때부터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많은 여자 선수들은 국제대회 개막 6개월 전부터 약물 처방을 받아 수치를 낮추거나, 남자 선수와 경쟁해야 한다.“라는 규정을 공포했습니다. 남아공의 세메냐를 겨냥한 규정이었습니다.

세메냐와 남아공 육상경기연맹은 국제스포츠중재위원회 CAS에다가 IAAF를 제소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결정이 났는데요. CAS는 IAAF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여자 선수들은 호르몬 주사 맞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고 대회에 나와라 이 얘기입니다. 해당 종목은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 CAS는 이런 결정 내리면서 사족을 답니다. 이게 차별적인 거 알지만 다른 선수와 형평성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그나마 최선의 조치라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논란은 왜 일어났을까요. 이 모든 원죄는 스포츠에 있습니다. 스포츠의 모든 성별은 남성 아니면 여성의 두 가지 분류로 나뉘어지거든요. 승마와 요트의 두 개 종목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가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입니다. 물론 혼성도 있지만 그 경쟁의 참가자들도 남자 또는 여자로 구분되어지지 간성은 없습니다. 근데 이 스포츠란 게 걍 동네 잔치라서 1등 하면 공책이나 나눠주고 헤어지는 거면 문제가 없는데 요즘엔 걸린 게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공정성 얘기가 나옵니다. “저거 저거 남자 아니야?”

IOC랑 국제스포츠기구들은 스포츠를 공정하게 만들려고 성판별검사를 해왔습니다. 성판별검사를 어떻게 하나요. 그렇습니다. 목욕탕 주인이 하면 확실한 겁니다. 고추가 달리면 남탕 가는 거고, 안 달리면 여탕 가는 겁니다. 스포츠를 양성으로 나눠 놨으니까 그냥 목욕탕 주인한테 맡겨서 경쟁하면 되는 문제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이게 공책 한 권 나눠주고 헤어지는 운동회가 아니다보니 “꼬추가 안 달렸는데도 달린 거랑 마찬가지”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저거 저거 남자 아니냐? "

그래서 들고 나온 게 염색체 검사입니다. XY, XX. 그렇죠 남성은 XY고, 여성은 XX 잖아요. 그런데 막상 염색체를 통해 성판별 분석을 해 보니 XO, XYY, XXY 등 굉장히 다양한 염색체를 가진 사람들이 있더라는 겁니다. 염색체로는 남성과 여성의 두 범주로의 분류가 불가능했다는 거죠. 오히려 생물학적 사실은 인간이 남성 XY, 여성 XX의 양성만 있는 게 아니라 훨씬 더 다양한 염색체를 가진 무지갯빛 존재란 것이죠.

그래서 그 다음 들고 나온 게 호르몬 검사입니다. 인간의 호르몬 어쩌구 저쩌구 그런 얘기 하면 막 과학적으로 보이고 남자와 여자로 딱 나눠서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 같잖아. 그치요. 이게 바로 딱 세메냐 같은 선수를 겨냥한 검사법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이란 게 고환에서 나오니까, 고추가 안 달렸어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뭐다? 남성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이란 게 고환에서 나오니까 남성의 전유물일까요. 아닙니다. 여성의 난소에서도 부신 샘에서도 테스토스테론이 나옵니다. 세메냐 보다 더 울퉁불퉁 근육이 발달한 분명 테스토스테론이 더 풍부할 여자 보디빌더들은 다 남자냐. 이런 식으로 따지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고추가 달린 인간은 여성부에서 뛰어야 하는 걸까요.

호르몬을 통한 성판별 분석은 여자부에만 적용되는 차별적 감별법입니다. 엘리트 스포츠에서 경기력에 영향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이 20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은 그중에 한 가지일 뿐이죠. 게다가 이 정책이 굉장히 폭력적인 게 인간 존재가 남성, 여성이란 양성으로 구분할 수 없는 무지갯빛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테스토스테론이란 한 가지 요인을 가지고 남성과 여성이란 양극단으로 헤쳐 모이게 하잖아요.

일반적으로 남자, 여자고 스포츠가 이미 옛날부터 여자부, 남자부 나눠서 경쟁해 왔는데 이제 와서 성별 없이 무지갯빛으로 경쟁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옛날부터 남자 여자를 가장 잘 구분하는 목욕탕 주인이 결정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염색체, 호르몬 이런 거 들고 나오는 건 뭔가 정치적 목적 달성을 하기 위한 술수일 뿐입니다. 무슨 얘기냐. 최초에 세메냐가 왜 성별 논란이 일었습니까. 고환이 있고, 테스토스테론이 과다 분비되고의 문제였을까요. 아닙니다. 세메냐가 문제였던 건 '남자' 같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화장도 하지 않고, 섹시하지 않은, 심지어 근육까지 울퉁불퉁한 인간은 여성의 범주에 포함 시킬 수 없다는 젠더의 분극화. 세상 모든 존재는 남성이라면 울퉁불퉁하고 여성이라면 여리여리하고 섹시한 이 두 가지의 분극화된 존재여야 한다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이 같은 문제의 기저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발생하는 더 큰 차별 "저게 무슨 여자야. 섹시하지 안잖아. 화장도 안했잖아. 근육도 있네. 분명 호르몬에 문제가 있어. 기형인 거지" 이런 식의 논리적 오류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습니까? 지배적 젠더 이데올로기를 재생산 하는데 끊임없이 일조하고 있는 스포츠에 있지 세메냐에 있지 않은 것입니다.


목욕탕 주인이 해도 충분한 성판별 분석을 호르몬까지 동원해서 하는 건 자연의 이치가 아닌 스포츠의 이해와 편의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게 과학으로 증명하는 자연의 이치라고 믿습니다. 그 과학적 지식이 권력이 되어 인간 존재를 임의적으로 규정한다는 것, 그리고 거기서 성별에 관한 지배적 편견을 재생산한다는 것.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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