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안세영은 여론전을 이겨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나

신문의 내용은 “대표팀을 떠나더라도 BWF 주관 국제대회는 출전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대표 선발은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협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나이 제한 항목이 있다. 국가대표 경력 5년 이상에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이면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한다.” 그러니까 개인 자격으로 BWF 투어 대회를 뛰면, 협회 규정 위반에 걸려 국가대표 선발이 안 되어 올림픽 같은 국가 대항전에는 출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여론이 중요하다 뭐 그런 얘기.

 이런 걸 협회 내규라고 한다. 종목별 협회나 지방체육회가 선수 이적이나 활동을 제한하여 단체의 권리를 행사하는 조항들로 "시도 간 이적을 한 경우 1년 동안 못 뛴다"는 식이다. 고등학교에서 시도를 옮겨 전학을 간 선수가 한 해 묶였다가 뛰는 유급 선수가 그래서 있는 것이다. 대학스포츠협회들은 재학 중 선수가 프로로 진출하는 걸 막으려고 드래프트 참가를 못하는 내용을 넣어 프로연맹과 협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 야구가 그랬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어쨌든 야구의 경우 그래서 전문대에 체육특기 야구선수가 넘쳐나고 2년제 대학이 연고대를 이기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 반대급부로 생긴 게 얼리드래프트이다.

어쨌든 이런 협회 내규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한 선수는 대한체육회에 진정을 올린다. 예전에 내가 한 1천 건의 사례를 확인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이 출전 제한으로 선수를 묶어 놓는 조항에 대한 반발이었다. 그런데 이 내규를 놓고 선수 개인이 소송을 걸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에 반하기 때문에 거의 무조건 선수 개인이 승소한다. 다만 소송하는데 돈과 시간이 들고, 괜히 이런 걸로 문제 삼았다가 협회에 밉보이기 싫으니 그냥 참고 넘어가는 식이다.

이 건과 관련하여 안세영의 국가대표 선발 문제는 여론에 호소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안세영이 BWF 주관 대회에 출전하는 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 노동법이 보장하는 근로계약의 자유에 따라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이다. 그렇다면 협회의 “국가대표 경력 5년 이상에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이면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한다.”는 조항은 어떤가. 이 조항이 "만일 그렇지 않다면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없다"라는 의미로 적용된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노동법이 보장하는 ‘부당한 징계 및 불이익 금지’에 해당하여 해당 조항은 헌법적 권리와 노동법적 보호를 침해하게 되는 것이다. 즉, 안세영과 같이 젊은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이로 인해 국가대표로서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협회 내규는 당연히 법적 검토가 필요한 경우란 것이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스1

‘개인 자격’ 안세영, LA 올림픽 뛸 수 있나…여론전 이겨야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