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
뱃사람들은 아무 때나 그저 장난으로,
커다란 바닷새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네,
험한 심연 위로 미끄러지는 배를 따라
태무심하게 나르는 이 길동무들을.
알바트로스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며 바다를 동행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이 새는 뱃사람들에게 그저 놀이의 대상일 뿐입니다. 여기서 "알바트로스"는 자연 속에서 자유로운 예술가의 영혼을 상징하며, 그런 영혼이 세상에 의해 억압되고 희롱당하는 모습을 예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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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자들이 갑판 위로 끌어내리자마자
이 창공의 왕자들은, 어색하고 창피하여,
가엾게도 그 크고 흰 날개를
노라도 끄는 양 옆구리에 늘어뜨리네.
하늘을 지배하던 "창공의 왕자"는 이제 갑판 위에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전락합니다. 이는 예술가가 자신의 고유한 환경(예술적 세계)에서 벗어나 일상적 현실 속으로 끌려 내려왔을 때의 고통과 부조화를 상징합니다. 알바트로스의 날개는 크고 아름답지만, 현실에서는 무거운 짐이 되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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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개 달린 나그네, 얼마나 서투르고 무력한가!
방금까지 그리 아름답던 신세가, 어찌 이리 우습고 추레한가!
어떤 녀석은 파이프로 부리를 때리며 약을 올리고,
또 다른 녀석은, 절름절름, 하늘을 날던 병신을 흉내 내네!
이 연에서는 뱃사람들의 조롱과 알바트로스의 무기력을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하늘에서는 고귀했던 존재가, 땅에서는 비웃음과 학대의 대상이 됩니다. 이는 예술가가 세속적인 현실 속에서 경험하는 모멸감을 표현하며, 예술적 이상과 현실적 조건 사이의 갈등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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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도 그와 다를 것이 없으니, 이 구름의 왕자,
폭풍 속을 넘나들고 사수를 비웃건만,
땅 위의 야유 소리 한가운데로 쫓겨나선,
그 거인의 날개가 도리어 발걸음을 방해하네.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자신을 알바트로스에 비유합니다. 시인은 영감을 받아 예술의 세계를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존재지만, 현실에서는 거추장스럽고 조롱받는 존재가 됩니다. 그의 "거인의 날개"는 하늘에서는 장점이지만, 현실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예술가의 비극적 운명을 함축적으로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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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억압: 알바트로스는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 자유로움이 억압받고 조롱받습니다.
예술가와 현실: 예술가는 이상적이고 초월적인 존재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타인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고통받습니다.
비극적 아이러니: 예술가의 재능과 특성(거인의 날개)이 현실에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모순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보들레르의 알바트로스는 예술가의 고독과 고난을 깊이 있는 은유로 표현한 작품으로, 예술적 삶과 현실의 충돌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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