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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노선영!






이번 올림픽에서 김보름의 질주는 내게 가장 큰 관심사였고, 저녁 약속 시간에 조금 늦으면서 까지 결승 경기를 봤다. 그의 인터뷰는 추후에 봤는데, 여전히 마음이 아팠다. 아직도 가슴에 담아둔 한이 많아 보였고, 혹시나 모를 반응에 지독히 젤제하는 게 느껴졌다. 내가 나서 김보름의 억울함을 보상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은 심정. 지금 이 시점 나는 가해자인 노선영에게 다시 한번 지난 일에 대해 묻고 싶다.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배성재, 제갈성렬, 대통령 문재인까지 모두 김보름 선수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이들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포츠 기사란에 댓글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집단 광기의 희생될 일이 불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아~ 이래서 댓글을 없앤 건가.

아래는 과거 김보름 노선영 사태와 관련하여 남산도사 블로그에 썼던 글이다.


지난 동계올림픽 팀추월 경기에서 김보름이 주도한 왕따사건은 결코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메달에 도전하려면 모험이 필요했고, 김보름이나 박지우는 능력만큼 페이스를 뽑았으나 노선영이 페이스를 맞추지 못한 것뿐이죠. 그날 기록은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평상시 기록이었습니다. 다만 노선영의 컨디션이 괜찮아서 따라붙었다면 좋은 기록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좀 아쉬운 상황이었던 겁니다. 이 문제는 문체부 감사에서도 이미 밝혀진 바 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노랑머리 지지배가 입꼬리를 쳐올리고 말하는 꼬라지가 싸가지 없어 보였던 모양입니다. 성적이 안 좋으면 대가리를 푹 숙이고, 눈물을 뚝뚝 흘리고, 죄송하다고 설설기어야 하는데, 안 그랬다는 거죠. 그래서 전국민이 들고일어나 선수 하나를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집단 광기, 정신 병인 겁니다.

정말 화가 났던 건 이 당시 노선영의 태도입니다. 같이 경기를 뛰었던, 그것도 같은 학교 후배인 김보름이 전 국민한테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데 충분히 해명을 해 줄 수 있는 위치의 이 선배님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인터뷰를 눈시깔을 뒤집고 찾아보세요. 노선영은 김보름이 자신을 왕따시켰다고, 단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이 없었으니까. 애시당초 군기있는 집단에서 4년 후배가 선배를 왕따를 시켰다는게 가당치도 않은 얘기인거죠.

노선영이 당시 비판한 건 협회입니다. 노선영은 올림픽 이전부터 협회에 화가 나 있었죠. 개인 랭킹 32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데 순위에 들지 못해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었거든요. 출전은 협회에서 관리해준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나는 지금도 대회 출전 포인트는 협회가 아닌 개인이 직접 챙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밥그릇인데, 협회가 나가지 말라고 하면 올림픽 출전 포기할 건 아니잖아요. 결론적으로는 약물문제로 러시아 선수 둘이 빠져나가고 예비 엔트리에 있던 노선영의 출전을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이미 자존심은 박살 나고 협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협회에 대한 악감정 때문에 물에 빠진 김보름을 보고도 못 본채 외면해서야 되겠습니까. 사람들이 악마 전명규와 김보름을 등치시켜 생각하는 상황이라 침묵하면 애먼 사람이 하나 죽어 나가게 생겼는데 가만히있는 게 인간의 도리냐고요.

나는 이번 김보름의 폭로를 통해 왜 당시 노선영이 이런 행동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훈련할 때마다 딴지걸고, 욕하고, 괴롭히고 전형적인 운동부 꼬장 선배의 모습. 후배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맘대로 있는 욕을 퍼붓고 괴롭히고 존중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런 관계. 지금 김보름이 그 얘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내가 국민 죽일 년이 되어서 엄청 마음고생을 했는데, 괴롭혔던 선배는 젠장 피해자가 돼있고, 욕쳐먹고 짜증 들어가며 운동한 나는 가해자가 돼있고. 시간이 지나 정신 차리고 보니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겁니다. 왜 안 억울하겠습니까.

노선영은 지난 올림픽 때는 협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위기에 처한 후배를 외면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 후배는 상상 못할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제 그 후배가 공식적으로 되묻고 있습니다. 노선영은 본인의 괴롭힘과 폭언으로 경기력에 지장을 받을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는 김보름의 증언에 응답해야 합니다. "그게 괴롭힘을 당한 거라 할 수 있냐?", "어이가 없다" 이 정도로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잘못이 있었다면 용서를 구하고, 그런 일이 없었다면 반박을 해야겠죠. 조금이라도 이 후배의 인격을 존중한다면 말입니다. 만약 지난 올림픽 때처럼 본질과 벗어난 얘기만 둘러대고 제대로된 해명을 하지 못한다면 그건 힘없는 후배를 두 번 죽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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