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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출마선언

최종 수정일: 4월 12일


이재명이 대통령 출마선언을 했다. 이제 그는 온갖 사법 리스크를 뚫고 대선의 승리에 거의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그가 사법 리스크에 노출될 때마다 단일대오를 부르짖어 왔다. '단일대오'라니 이 얼마나 모순적이고 폭력적 언어인가. 이재명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다른 목소리도, 그 어떤 비판도, 그 어떤 자율성도 포기하자는 파시스트적 구호인 것이다.


민주 정당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견해와 노선이 공존하며 경쟁하는 ‘정치적 장(場)’이다. 그런데 국힘이란 거악과 싸워야 하니 이것 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나를 따르라"는 것이다. 과거 '대깨문'의 연장선이라 하겠다.


민주주의는 칼 포퍼이 말처럼 반비판적인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끊임없는 토론과 자기성찰의 과정 속에 타협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은 어떤가. 국힘이란 거악과의 싸우기 위해 모든 비판은 거세되었고, 정치는 선과 악의 종교적 대결이 되었으며, 무엇보다 정치를 너무 폭력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내란수괴 윤석열과 싸워 민주공화국을 복원하려면 어쩔 수 없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종교화 시킨 정치 이분법이 국힘과 함께 한국 정치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 폐해로 따지자면 그는 윤석열 잔당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 혐오와 현 양극단의 정치적 내란을 선동한 공범이다.

박용진은 저 노룩 악수의 치욕을 잊었을까?
박용진은 저 노룩 악수의 치욕을 잊었을까?
비호감 이미지의 상당은 저 웃음이 만들었다
비호감 이미지의 상당은 저 웃음이 만들었다

다시 돌아가 그의 출사표를 보자.

맞는 말이다. 언제나 현장이 중요하다.
맞는 말이다. 언제나 현장이 중요하다.
맞는 말이다. 국민이 주권을 위임한 나라다
맞는 말이다. 국민이 주권을 위임한 나라다

아니다. 국민은 nation state의 구성원이고 자유와 평등에 기반한 시민이지 백성이 아니다.

흰옷이라니.  당신의 흑과 백, 선과 악 전투에 참전할 단일대오 무리 속 사람들을 말하나. 미안하지만 무지개 빛 다른 색의 옷을 입은 그래서 언제나 누구든 비판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국민이다.
흰옷이라니. 당신의 흑과 백, 선과 악 전투에 참전할 단일대오 무리 속 사람들을 말하나. 미안하지만 무지개 빛 다른 색의 옷을 입은 그래서 언제나 누구든 비판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국민이다.

현장이란 당신을 비판하는 다양성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는 곳이다. 단일대오 충성행렬은 이재명을 박스권에 가둬 명백한 정치적 한계를 만들었다. 이재명은 박스권을 뚫고 나올 의지가 있을까? 여태 없었던 게 갑자기 뚝 떨이질리는 없다. 별의 순간이란 그리 쉬운 게 아닌 것이다.


언제부턴가 한국 정치에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닌 ‘덜 나쁜 선택’을 하는 ‘비판적 지지’가 많아졌다. 그 회색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그런 구조를 만든 것은 바로 정치인들이다. 어찌 보면, 한국의 ‘중도’란 바로 이 구조 속에서 좌우의 단일대오 사이에서 갈 곳 잃고 표류하는 이들이다. 여론조사에서 두텁게 등장하는 중원의 ‘무당층’은 작금의 양극화 정치가 만들어낸 피해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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