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잉글랜드에 라이센스 지도자가 부족한 이유


잉글랜드가 유로 2016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축구의 종주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프로리그를 가지고 있는 나라지만, 그에 비해 국제 대회 성적이 좋지 못했다. 월드컵의 경우 잉글랜드에서 개최되었던 1966년에 단 한번 우승했을 뿐이다.


이번 대회 탈락 후 한준희 해설위원이 재밌는 분석을 내 놓았다. 잉글랜드가 맨날 지는 이유가 라이선스를 보유한 전문 지도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 ‘한 나라의 축구가 강하기 위해서는 유소년 시스템이 안정적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어린 선수를 육성할 지도자가 필요한데 영국은 위 캡쳐 사진에 나오듯 독일이나 스페인에 비해 라이선스를 보유한 지도자가 턱 없이 부족하다. 능력 있는 지도자가 유소년을 체계적으로 육성하지 못하다 보니 그것이 국가대표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잉글랜드엔 왜 자격증 있는 축구지도자가 별로 없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영국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인식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영국에서 축구는 예나 지금이나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이다. 이 노동 계급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축구가 어떤가 하면 ...... 그냥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 누구한테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알아서 직접 터득해야 하는 것이다.

축구라는 건 말이지, 누구한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야. 라이센스 있는 지도자라고? 대학 나온 먹물들이나 하는 얘기야

이 말에 축구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잘 드러나 있다.


과거에 비해 중산층이 늘어났고, 요즘은 잉글랜드 축구가 세계시장의 중심에 있고, 많은 외국인 감독과 선수가 리그에 유입되면서 노동계급 특유의 사고 방식들이 많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이에 대한 얘기를 다룬 사이먼 쿠퍼랑 스테판 지만스키가 쓴 사커노믹스(21세기 북스)란 책(부제가 재밌다. 왜 잉글랜드는 맨날 지나 Why England Loses, Why Spain, Germany, and Brazil Win.......)에 따르면 아니 란다.


영국 프로축구에서 뛰는 선수는 15% 정도만 중산층 출신이고 대부분의 선수들은 여전히 노동계급 출신이다. 이들은 대부분 의무교육인 중졸 정도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데, "축구선수가 볼 잘 차면되지 뭘 배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력에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축구선수라면 좀 무식해도 상관없어"라며, 라이선스를 가진 지도자의 과학적인 ‘코칭’이나 ‘작전’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잉글랜드의 라이선스 지도자의 부재 현상은 노동계급 특유의 남성성에 기반한 '반(反)지성주의'를 엿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클럽을 토대로 축구를 육성하는 영국과 학교를 토대로 하는 한국이 자연스럽게 대비되는데,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한국의 축구선수들의 학력이 가장 높다. 구태여 예를 들이 않아도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많은 선수들이 연대, 고대 같은 상위권 대학을 졸업했고, 박지성은 석사학위 소지자이다. 반면 루니는 중졸이고, 호나우도도 주니어 하이스쿨이 전부다. 참고로 메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고학력 자이다.


학교에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면서 생기는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스포츠라는 프로페셔널 한 커리어를 살아갈 재원들이, 학업과는 별로 상관이 없음에도 학교에 적을 두게 되면서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거 간판만 00대학교 아니냐? 수업은 듣지도 않으면서 졸업만 하는 특혜를 누리는 것 아니냐... 등등.


그래서 최근 혁신위의 학교스포츠 정상화의 행보와 학교에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려는 학부모와 체육인들의 충돌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면서 일어나는 현상들인 셈이다.


남산도사( 2016. 7. 3.) 블로그 글에 덧씀

조회수 7회댓글 0개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