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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는 왜 이 모양인가


오늘자 〈강원일보〉 오피니언 기사다. 요는 "강원FC의 홈경기를 춘천과 강릉에 분산 개최하는 것이 ‘도민 화합의 상징’이며, 하반기 개최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춘천시가 도민 염원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생각이 다르다. 강원FC는 강원특별자치도가 100 % 출자한 지방자치단체 소유 구단이다. 운영비 대부분을 강원도와 각 시의 '보조금(결국 도민 세금)'으로 충당한다. 이런 구조에서 “지원금을 더 많이 내는 도시가 유치권을 얻는다”는 운영 전략은 도민구단의 공공성을 부정하는 이율배반적 제로섬 게임일 뿐이며, 두 지자체 모두에게 불필요한 재정 부담만 안긴다.


더 큰 문제는 ‘지원금 기준 공모’가 시민의 감정과 지역 정체성을 자극하는 정치 전략으로 악용된다는 점이다. “왜 우리 도시에선 축구를 못 보나”, “춘천시는 우리의 열정을 외면하나” 강원FC가 짜 놓은 이 같은 프레임은 결국 축구를 거래의 도구로 만든다.


기사는“춘천시가 공모를 거부해 분산 개최 원칙을 흔든다”고 한다. “개최 지원금을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특정 도시를 우대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윤리적 금기를 깬 쪽은 지원금 경쟁을 유도한 강원FC다. 진정 도민 화합을 원한다면 조건 없이 분산 개최하면 될 일이다.


나는 춘천시의 공모 불참은 비협조가 아니라 잘못된 운영 전략에 대한 합리적 거부라 생각한다. 비판 할 대상은 강원FC이지, 문제적 전략에 동조하지 않은 지자체가 아니다. 운영 방식을 바꾸지 않은 채 책임을 춘천시에 돌리는 건 본말전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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